KF,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특별전
《그리며 기리다: 한국의 초상 예술》지원
조선시대 공신 초상화에서 1980년대 졸업앨범 사진까지, 초상예술의 전통과 현대 총망라
KF(Korea Foundation,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이근)가 지원하는 ‘그리며 기리다: 한국의 초상예술(Likeness and Legacy in Korean Portraiture)’ 특별전이 오는 8월 27일부터 11월 28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에서 열린다.
□ 동 전시는 미국 내 최초로 선보이는 한국 초상화 특별전으로, 영조의 어명으로 제작된 진귀한 초상화부터 현대 작가의 초상 예술까지 한국 초상화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 주요 작품들은 ▲이삼 초상 초본(1751년, 작가 미상, 미국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소장) ▲서병완과 남원 양씨 부부의 전신 초상화(1925년, 채용신作, 서울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 ▲사진 시리즈 ‘High School Uni-face: Boy’(1997년, 서도호作, 미국 아서 M. 새클러 갤러리 소장) ▲허난설헌 초상화(2005년, 윤석남作, 작가 소장) 등이다.
□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분무공신(奮武功臣) 초상 초본(밑그림)’ 8점은 당대 공신 초상화에 쓰인 기법과 세밀한 인물 묘사 특징을 보여주는 귀중한 연구 자료다.
◦ 분무공신은 조선의 21대 왕이었던 영조(1724~1776) 즉위 4년 일어난 이인좌의 난(1728)을 평정한 15명의 공신을 일컫는다.
◦ 인물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그 내면까지 담아내고자 했던 유교 성리학 사상의 영향으로 표정과 개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단순한 밑그림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초본이랄 수 있다.
◦ 특히, 뒷면에 색을 칠해 앞면에서도 은은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배채(背彩) 기법을 사용하였다.
□ 전통 초상화 초본 및 완성 정본뿐만 아니라, 한국 초상 예술의 현대적 계승을 보여주는 근현대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눈길을 끈다.
◦ 한국 초상화의 지평을 넓힌 근대화가 채용신(1850~1941)은 서병완과 남원 양씨 부부의 전신 초상화에서 보이듯 자연스러운 인물과 배경 묘사를 구현하였다.
◦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 서도호(1962~)는 사진 시리즈 ‘High School Uni-Face: Boy’와 ‘High School Uni-Face: Girl’을 통해 제도에 순응할 것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개인이 느낄 수 있는 압박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 교복 자율화가 시행되기 전, 한국의 고등학교 졸업 앨범 속 학생들의 무수한 이미지를 디지털 기법으로 겹쳐 ‘일반적인 남학생, 여학생 얼굴상’ 이라는 하나의 초상으로 만들어내었다.
◦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라 불리는 윤석남(1939~)이 그린 16세기 조선시대 시인 허난설헌(1563~1589)과 기생 이매창(1573~1610) 초상화는 남겨진 초상화가 없는 두 여인의 모습을 상상으로 재현하여 이들의 강인한 내면을 오롯이 표현하였다.
□ 전시 기획자 김현정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의 포인트로 “과거 전통 방식으로 그려진 초상화 초본과 이를 비단에 옮겨 그려 완성한 정본 초상화를 비교 감상하고, 더불어 근현대 초상 예술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 KF는 “이번 전시가 현지 관객들이 한국 전통 초상화를 실물로 접하고, 한국 근현대미술도 함께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