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에 도착한지 벌써 두달이 흘렀습니다. 스톡홀름에서 10월은 겨울의 문턱에서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앞서 인턴을 경험하신 분들이 겨울이 가까워지면 이곳 사람들의 표정부터 바뀐다고 썼었는데, 날씨 이야기가 인사의 대부분인 이곳에서 생활하다보니 저도 그날 날씨와 기온에 대해서 예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제 학위논문 주제인 "미국의 선택적 비확산정책"에 대한 연구과 논문작성을 병행함과 동시에, 별도의 연구주제를 가지고 연구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European Security Program이 진행 중에 있는 프로젝트와도 연관되어 있지만, "NPT 검토회의와 한국의 역할"입니다. 개인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라는 지역적인 테두리를 넘어서 지구적인 이슈를 다루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 쉽지는 않지만, 슈퍼바이저이자 연구소의 임시 소장을 맡고 있는 Ian Anthony의 오랜 연구경험에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별도의 연구주제를 진행중에 있는데다, 유럽 지역에 대해 일천한 지식과 연구경험 때문에 비교적 독립적으로 인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의 인턴십에 비하면 관련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제한되는 것 같습니다. 거의 매일 4-5개의 세미나가 진행되는 워싱턴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스웨덴도 중립국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흥미있는 세미나가 많이 있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정전협정에서 중립국 감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스웨덴의 시각이나, 스웨덴에 공관을 구성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스웨덴에 대한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까닭입니다.
지난 10월 22일에는 이곳 한국대사관에서 주관하는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초청받았습니다. 대사님께서 국제교류재단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데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 담당자분들의 배려로 비공개된 세미나에 참석한 것 자체가 영광이었습니다. 스웨덴 내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최근 발전시키고 있는 연구내용을 듣고 이에 대한 학자 및 외교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의 입장을 잘 전달하고, 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의미를 가졌던 행사였습니다.
섬머타임이 종료되면서, 저녁해가 급격하게 짧아졌습니다. 날씨까지 안좋으면 4시 이전부터 깜깜해집니다. 성탄절 분위기로 어수선해지기 전에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이 11월인듯합니다. 적지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스톡홀름에서의 세미나에 열심히 참석하면서, 눈앞에 닥친 연구에 더욱 최선을 다하는 11월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