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ICS-1기] 채리아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주니어 스컬라로 있는 채리아입니다.
바로 전 글에서 이채령씨가 집을 구하는 경험담을 읽으니 제가 집을 비교적 쉽게 구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윌슨센터에 출근을 시작하는 날짜에 남편도 뉴욕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될
예정이어서,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워싱턴과 뉴욕에 출퇴근이 가능한 곳을 찾다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근처에 있는 White Marsh라는 지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Craigslist
위주로 고속버스 정류장과의 거리를 우선적으로 집을 검색해서, 정류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마음에 드는 조용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습니다. 미국에
도착해 일단 워싱턴 근교의 친구 집에 머무르면서 두 번 White Marsh에 가서 몇 군데를 둘러보고
처음 생각한 곳에서집계약을 했습니다. 윌슨센터까지 버스를 타고 1시간
반정도 걸리지만, 우리 상황에서 이보다 좋은 조건을 찾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버스에서 책을 보고 인터넷을 쓰면서 출퇴근합니다.
윌슨센터에 있는 첫주 동안 윌슨센터 도서관, 미국의회도서관과 국립문서보관소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오고 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첫 과제는 작년
North Korea International ation Project에서 개최한
Oral History Conference의 결과를 정리해 올해 출판하는 자료집을 감수하는 것이었고,
지금은 다음 달에 열릴 다음 Oral History Conference를 위한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North Korea
ation Project의 일환이므로 제가 참여하고 있는 냉전사 프로그램과 별도의 것이긴 하지만, 저 역시 남북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중이어서 정리하는 문서 중 대부분이 제 연구주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시기도 1970년대라서 연구범위와 잘 맞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윌슨센터와 다른 연구기관에서 하는 행사에 되도록 많이
참석했습니다. 어떤 행사가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어떤 모임이
네트워킹에 유익한지 판단하기 위해서입니다. 주로 북한과 관련된 행사가 많았는데 특히 한미경제연구소(Korea Economic Institute)에서 진행되는 세미나에 저명한 학자들이 대거 참석하고 round table discussion의 방식으로 진행되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9월 첫주에 있었던 세미나에서 Leadership Succession in
North Korea에 관한 Ken Gause과 Michael
Madden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지난 주 컨퍼런스는
UBC의 Center for Korean Research과 Asia Foundation의 Center for U.S.-Korea
Policy이 계획한 행사로, 박경애 교수, Scott
Snyder 교수 등이 진행을 했고 Charles Armstrong, Victor Cha,
Terence Roehrig, Ken Gause, Nicholas Eberstadt, 백학순 등의 교수가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변화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했습니다. 그밖의 외부 행사 중에서는 East-West Center가 계획한
“Korea Matter for America”라는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미국의 정책결정자와 정치가들이 한미관계의 문제점과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한미동맹의 현주소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미지와 미국의 정치과정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국문화센터에 있었던 사진전시회 개막식에도 다녀왔는데, KF 워싱턴
사무소 소장님과 Susan Hwang씨가 같이 오셨습니다. 축하공연으로
판소리와 장구소리를 듣고 맛있는 한식을 먹으면서 잠시나마 한국에 돌아온 느낌이었어요. 이광철 소장님과 Susan Hwang씨께서 저희가 온 날부터 가족처럼 도와주셨고, 연구하는데
어려운 것이 없는지 어떤 좋은 행사가 있는지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여기 미국생활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 주십니다.
윌슨센터에서도 여러 가지의 세미나, 강의, 학회가 거의 매일 진행되는데 그 중 주로 동아시아나 제가 관심이 있는 역사적 시기와 관련이 있는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1953년의 이란 쿠데타에 대한 책 발표와
북한 여행에 대한 James Person과 Charles
Armstrong교수의 발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금요일 윌슨센터에 새로 들어온 학자를 위한 파티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데, 개인 주택에서 와인이나 음료수를 들고 다른 학자들과 인사하면서 서로의 연구주제에
대해 알아보느라 2시간 동안 서 있었는데도 시간이 금방 갔고 앞으로 제가 6개월 동안 센터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견교환을 하고 싶은 학자들과 쉽게 인사하고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