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한국어교육 현실 진단하는 자리
5월 6일 오전, 워크숍 개회식에서는 이번 워크숍이 남아시아라는 특정 지역의 한국어교육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최초의 워크숍이라는 점과 남아시아 지역의 한국어교육이 최근 크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 양적인 팽창에 걸맞은 질적인 도약을 위해 이 지역 한국어교육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제1부에서는 한국어 기능 교수법을 주제로 특강과 종합 토론이 이루어졌다. 먼저 한국어교육 전문가가 한국어의 표현 및 이해교수법의 최근 동향을 소개하고 이를 어떻게 남아시아의 교육 현장에 적용할지 참석자 간의 토론이 이어졌다. 네루대학교의 미쉬라 라비케쉬(Mishra Ravikehsh) 교수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생들의 동기 부여가 약해지는 점, 교사 대비 학생 수가 많은 열악한 수업 여건 등을 인도 한국어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한국의 한국어교육자들과 협력을 통해 현지 특성에 맞는 교육방법론을 구축해나가자고 역설했다.
오후 순서인 제2부에서는 한국어 및 한국학 교육과정과 교육 자료를 주제로 열띤 논의가 전개되었다. 남아시아의 한국어 및 한국학 교육과정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델리대 김도영 교수가 발제를 하였고, 한국어교육 자료 개발의 현황과 과제를 점검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필자는 남아시아 한국어교육의 중심에 인도의 네루대학교와 델리대학교가 있으며, 두 대학은 각각 한국어교육 전문가를 배출하고 한국어에 능통한 졸업생을 양성하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정비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크숍 이틀째인 5월 7일 오전에는 제3부 순서로 한국어 어휘․문법 교수법의 최신 이론을 정리하고 이를 남아시아의 현지 수업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한국어 어휘․문법 특강에서는 최신 이론부터 구체적인 교수 기법까지 아우르며 실제적이고도 깊이 있는 강의가 진해되었다. 이후 종합토론이 이어졌는데, 스리랑카 켈라니야대학의 차투리카 닐라니(Chathurika Nilani) 교수는 현지의 문법 교수가 구조적 연습에 그치는 현실을 지적하고, 담화 차원의 유의미한 활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크숍을 마무리 짓는 기획토론은 소그룹 토론과 전체 토론으로 진행하면서 남아시아의 한국어교육 발전을 위한 주요 쟁점을 확인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델리대의 김도영 교수는 현지의 한국어교육 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과제임을 지적하였고,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는 한국어사업부의 해외 한국어보급사업 전략을 소개하였다. 필자는 남아시아 지역의 한국어교육 발전을 위해 국제한국어교육학회가 협조와 지원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한국어교육 위한 지원 시급해
남아시아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한국어교육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매우 큰 곳이다. 인도에서는 1973년 네루대학에 한국어교육과정이 처음 개설된 이래 학사와 석사 과정이 생겼고, 뒤이어 델리대학교, 마가다대학교, 하이데라바드대학교 등에 한국어 과정이 개설되었으며, 스리랑카의 켈라니야대학교는 수강생 수가 200명에 이를 정도로 한국어교육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한국어교육 이론의 최신 동향에서 수업 일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 기법과 교육 자료까지 소개되어 참석한 교육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울러 이 지역의 한국어교육이 당면한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학 전공 지식뿐만 아니라 한국어 능력을 갖춘 현지 한국학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국어교육 전공자를 위한 교육과정 정비가 당면 과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워크숍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의 한국어교육자들이 비자 문제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 지역의 교육자들과 한국의 교육 전문가들이 만나서 남아시아의 한국어교육 현황을 다시 한 번 살피고 발전 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지역 간의 인적 네트워크를 다지는 실로 의미 있는 자리였다.
김중섭, 국제한국어교육학회장/ 경희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