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바쁘게 지내오셨을 텐데요. 조금 늦었지만 취임 소감은 어떠신지,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들려주세요.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우리 정부도 정책 공공외교의 기반을 다각도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부임 이후 국내에서도 공공외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고요. 공공외교대사는 문화나 지식 분야의 공공외교를 넘어 정책과 민간협력 영역에 이르기까지 공공외교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데, 외교부 정식 직제로 전환되면서 더 큰 소임이 주어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장기적으로 공공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교부 내 여러 부서, 외교부 밖 행정기관, 나아가 민간 영역까지 연계해 공공외교 협력체제를 갖춰나갈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급격히 증대되는 이유 혹은 배경은 무엇인가요?
정부 간 협상으로 이뤄지는 전통적인 외교를 넘어서 이제는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외교활동의 핵심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른바 소프트파워라고 하는 새로운 관점이 등장했고 미국에서는 911 사태 이후 새로운 외교 전략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대했지요.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인식이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절감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라도 우리나라를 제대로 알리고 호감을 높이는 공공외교를 적극 펼쳐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지요.
세계 주요 외교국과 대비해 우리나라 공공외교 현황은 어떤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근 국제기관들이 발표하는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하드파워에 비해 소프트파워가 낮다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경제, 군사 등 물리적 힘에 비해 문화예술이나 학문 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약하다는 분석이지요. 소프트파워란 눈에 보이지 않아 평가하기 쉽지 않지만 하드파워와 균형 있게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공공외교의 급선무입니다. 정부는 관련 조직, 인력, 예산을 확충하고 공공외교법을 도입하며 공공외교 기반을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세계 각국을 다니며 느낀 것은 우리나라 문화자산이 가치 있고 한국인은 세계 어디에서든 두각을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공공외교라는 개념에 입각한 정책은 미국, 유럽, 일본 같은 나라에 뒤쳐져 있지만 우리가 가진 매력 자산을 극대화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월부터 발효되는 공공외교법을 언급하셨는데요. 법 시행 이전과 무엇이 달라지나요?
우리가 공공외교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사용하기 전부터 정부, 민간, 국민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공공외교를 추진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협업 체계가 미흡했다고 보고 더욱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공공외교 체제를 마련하자는 것이 공공외교법의 취지입니다. 이 법에 따라 외교부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정부부처 외에 지자체와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는 공공외교위원회를 설치해 공공외교의 장기적 청사진, 연도별 시행계획 등을 마련하게 됩니다. 더불어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재외공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공공외교활동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해나갈 예정입니다.
공공외교대사로서 그간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해온 일들과 향후 역할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지난 25년 간 한국학 진흥, 공공외교 파트너십 구축, 문화교류와 미디어활동 등 많은 일들을 수행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국제 사회에서의 우호증진에 기여해왔습니다. 재단이 축적해온 경험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공공외교 정책을 강화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공공외교법 시행령에 따라 유일한 공공외교 추진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재단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새로운 체제에서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공외교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국민이 공공외교에 참여할 길은 무엇인지,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들려주세요.
세계화, 정보화와 함께 대중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공공외교도 국민의 지지와 역량을 결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외교부는 국민이 참여하는 공공외교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대국민 공모로 선정하는 공공외교 프로젝트라든지 여러 계층별 민간 외교단 활동 등은 많은 분들의 참여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외교를 의식하기에 앞서 작은 행동부터 실천하는 개개인의 역할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서 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은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모두가 일상에서 쉽게 실행할 수 있는 공공외교라고 생각합니다. 외교부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민간 외교관으로서 우리나라 이미지 제고, 궁극적으로 국익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하는 공공외교를 꾸준히 추진하려 합니다.
글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