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경험으로서의 미술
글. 홍경한 미술평론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미술사에 익숙한 우리에게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미술은 낯설다. 그러나 동남아 미술은 서구 미술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이 존재한다. 국가마다 조금씩 편차는 있으나, 아세안 특유의 정체성이 녹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동남아시아 미술의 텃밭은 불교 미술과 힌두교 미술이다. 기원 초부터 인도 문화권에 포함되면서 미술 역시 자연스럽게 그 일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근대에는 혼종 문화로 대변된다. 토착 문화에 영국, 미국, 포르투갈, 에스파냐, 네덜란드 등에 의한 서구 식민 통치의 문화가 섞이면서 그들만의 특별한 예술 세계가 만들어졌다.
동남아 현대미술은 이러한 지리적·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한다. 그리고 그 내부엔 식민과 내전의 아픔, 불안한 정치·사회 현실 속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저항, 경제적 자립 의지 등이 모두 결합된 ‘경험으로서의 미술’이 들어 있다. 대표적인 나라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다. 실제 이들 미술은 경매와 비엔날레, 미술관과 갤러리 등에서 고른 주목을 받고 있으며 미술 전문가 및 컬렉터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실제 이들 미술은 경매와 비엔날레, 미술관과 갤러리 등에서 고른 주목을 받고 있으며 미술 전문가 및 컬렉터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열기만 놓고 보자면 그야말로 차세대 예술의 진원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남 작가 부이 콩 칸이 참여한 <공작인: 현대 조각과 공예 사이> 설치 전경, 사진: 김경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