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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뮤지컬, 전통극 막용(Mak Yong)

아세안 문화유산​

말레이시아의 뮤지컬, 전통극 막용(Mak Yong)​​​ 

 


< 사진 1 >말레이시아 전통극 ‘막용’

 

서로 다른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고, 각자의 고유한 모습을 수렴하는 말레이시아의 진정한 힘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오래전부터 말레이시아의 여러 민족들은 음악, 미술, 춤 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을 표현해왔습니다. 이 중 전통 고전극 ‘막용(Mak yong)’은 노래·음악·춤·연기가 모두 어우러진 종합예술이자, 여러 종교적 요소가 적절히 혼합된 문화 융합의 결정체입니다. 

 

< 사진 2 >19세기의 막용 공연

 

   말레이시아의 뮤지컬, 막용은 제물 봉헌식으로 시작해 춤과 노래, 연기와 즉흥 대화 순으로 이어집니다. 15세기 말레이시아 북서부의 클란탄(Kelantan) 마을에서 유래된 이 전통극은 1920년대에는 술탄의 후원을 받아 왕립극단에서 공연했을 정도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홀을 사용하는 왕실 공연과 달리, 전통적인 마을 공연에서는 주로 종려나무 잎으로 꾸며진 사각형의 야외무대에서 극을 진행합니다. 이때 한쪽에는 관현악단이 자리하는데, 청동으로 만들어진 한 쌍의 징을 매달아 놓고 연주하는 공 (Gong), 양 북면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근당(Gendang) 등을 다루는 연주자들로 구성됩니다. 특히, 찰현악기 리바브(Rebab) 연주자는 공연 시작 전, 주연배우와 상의하여 당일 연주할 곡을 선택하는 결정권을 가질 정도로 입지가 단단합니다. 이렇게 정해진 곡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연주자들은 상황에 따라 즉흥적인 연주를 가미하기도 합니다. 

 

< 사진 3 >막용 배우들

 

   막용의 주연 여배우는 단연 이 극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말레이 전통신화 ‘클라탄 팟타니(Kelantan-Pattani)’를 바탕으로 구성된 막용에는 왕, 신, 광대 등이 등장하며 광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배역은 여성 배우가 맡습니다. 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3시간 가량 소요되지만, 몇 가지 이야기가 연속극 형태로 며칠간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해진 대사 없이 즉흥연기를 펼쳐야 하기에 오랫동안 수련해야 하며 노래와 춤, 연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끊임없이 실력을 갈고닦은 막용의 주연배우에게는 가수이자 무용수이며 연기자인 자신의 재능을 관객에게 충분히 내보일 기회가 주어집니다. 손끝의 움직임까지 춤으로 만드는 주연배우의 노련함은 보석으로 장식된 왕관과 영롱하게 빛나는 판초, 두꺼운 팔찌와 귀걸이가 자아내는 화려함과 만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관객들은 그녀를 따라 가볍게 몸을 흔들기도 하고, 극을 마무리까지 힘 있게 끌어가는 목소리(음색)에 매료되기도 합니다. 

 

   열다섯에 무대에 올라 50년 이상 배우로 활동한 막용계의 영원한 마돈나 ‘Ruhani Mohd Zin’은 “막용은 두 세기 동안 살아남은 예술이다. 그러므로 무대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0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막용은 그녀의 말처럼 ‘말레이시아의 걸작’이라는 칭호와 함께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