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갤러리
미술은 있지만 전업 작가는 없는 브루나이
글. 미술칼럼니스트 정은경
동남아시아의 이슬람왕국, 브루나이는 아세안 국가 중 싱가포르와 함께 1인당 GDP가 매우 높은 부유한 나라이다.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한국의 경기도 면적에 반 정도 되는 국토를 가진 작은 나라이다. 2020년 기준, 인구 45만 명이 채 안 되다 보니 활동하는 작가 수도 적다. 전시활동에 참여하는 소수의 작가들은 정부의 지원금으로 영국에서 미술공부를 하고 브루나이로 돌아와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래픽 디자이너 혹은 정부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브루나이의 경제구조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총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제조업이나 문화사업 기반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화랑, 미술대학도 없고 전업 작가도 없다보니 브루나이의 현대미술, 즉 회화와 조각, 미디어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그러던 1984년, 한국과 국교를 수립한 이후 양국 간 문화교류가 시작되었다. 2000년, 2014년, 2019년 브루나이 국왕이 한국을 방문한 이래 양국 작가들의 전시문화교류가 활발해 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전문 전시인력과 상업적으로 작품을 유통시킬 수 있는 화랑이 없기 때문에 미술시장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렇듯 순수미술 분야는 아쉬운 수준이지만 모스크와 왕궁, 7성급 호텔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건축은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귀하디귀한 브루나이의 미술이 궁금하다면 2층 상설전시관에 가보는 걸 추천한다. 전시를 통해 브루나이의 미술과 한 발 가까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