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월드컵을 향한‘아세안의 꿈’
글 _한-아세안센터 4대 사무총장 이혁
2022년의 피파(FIFA) 랭킹을 보면 한국 29위, 일본 23위, 중국 75위인데 비해 아세안 10개국 중 베트남(96위)만이 100위 안에 들었고 전통적으로 아세안의 최강자였던 태국은 111위에 머물고 있다.
다만 베트남이 태국을 누르고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는 것은 눈 여겨 볼만하다. 의심의 여지없이 베트남의 이런 약진은 박항서 효과의 산물이다. 박 감독은 내가 주베트남 대사로 재임 중이었던 2017년에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어 아세안 컵 우승 등 놀라운 성취를 지속하였고, 그야말로 베트남의 영웅이 되었다.
베트남이 태국을 누르고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 진출했을 당시 태국 팀의 감독은 일본 국가대표 선수와 감독을 역임한 니시노 아키라였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니시노 감독의 태국 경기는 한국에 비유하자면 한일전과 비슷하다. 때문에 베트남이 태국을 이긴 것은 그 의미가 더욱 깊다고 할 것이다. 이렇듯 박항서 감독이 촉발한 아세안에서의 축구 한류는 점점 더 큰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박 감독뿐 아니라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팀을, 김판곤 감독이 말레이시아 팀을 이끌고 있다. 또한 손흥민의 경우 축구를 사랑하는 아세안 사람들의 슈퍼스타가 된지 오래다. 이는 한국 축구를 배우려는 열기를 폭발적으로 고조시켰다고 할 수 있다.
언젠가는 아세안 국가의 축구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아세안 국민들의 뜨거운 축구 열기와 선수들의 성취욕, 우수 선수양성을 위한 획기적 프로그램 등이 조화를 이루면 머지않은 미래에 아세안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씨앗을 한국의 감독들이 아세안 국가 곳곳에 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