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문화원 소식
차와 커피의 시간
아세안문화원은 기나긴 팬데믹의 그늘 아래 있는 우리 시대에 ‘휴식’과 ‘치유’를 메시지로 하는 기획전시를 준비했다. 지역과 시대를 불문하고 인류는 차나 커피를 마시며 휴식하는 시간을 가져왔다. 일찍이 영국에서 유래한 ‘티타임’은 산업화 시대에 노동자들의 쉬는 시간을 보장하는 규정으로 자리 잡았으며, 전쟁터에서도 지켜질 정도로 일반화된 관습이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세안 지역에서는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풍습이 존재해왔다.
아세안문화원의 기획전시 차와 커피의 시간은 분주한 일과를 잠시 멈추는 휴식과 환대의 제스처로서 차와 커피가 지닌 문화적 양상을 조명한다. ‘커피’와 ‘차’ 그리고 ‘멈춤’을 키워드로 현대미술가 백정기, 이창원, 박화영의 작품과 함께 그래픽디자인팀 고와서와 공간디자인팀 무진동사의 디자인 작품이 5섹션에 걸쳐 전시된다.
전시는 식물색소로 자연풍경 사진을 프린트한 백정기 작가의 ‘Is-of’ 시리즈, 그리고 커피가루, 찻잎으로 제작된 이창원 작가의 회화, 드로잉, 조각 작품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 휴식시간 ‘커피 브레이크’를 ‘깨어나는(Break)’ 시간, 즉 각성의 시간으로 해석한 박화영 작가의 4채널 영상작품은 전시의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전시의 종결부에는 아세안 지역의 커피 생산의 역사와 문화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고와서(김서경, 박고은)의 그래픽디자인 작품과 싱가포르 페라나칸 티룸에서 모티브를 얻어 무진동사(김태형, 손정민)가 조성한 휴식 공간으로 마무리된다.
전시는 커피, 차의 물질적 특성이 부각된 스펙터클한 현대미술 작품들과 동시에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막상 잘 알지 못했던 아세안의 커피와 차에 관해 직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세안의 차와 커피 향기가 가득한 아세안문화원의 기획전시실에서 저마다의 ‘멈춤’의 시간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 기간3.11.(금) ~ 6.19.(일)
- 장소기획전시실(1층)
- 문의051-775-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