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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신들의 쉼터,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용산에서 아세안의 여러 신들을 만날 수 있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했다. 다양한 상설 전시와 특별 전시가 이루어지는 박물관에서 우리의 목적지는 상설 전시가 열리는 세계문화관이다. 상설전시실은 6개의 관과 50개의 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만 2,044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세계문화관은 남쪽 전시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데, 인도·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이집트,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온 문화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인도·동남아시아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세안의 신들이 모여 있는 세계로 한 발짝 진입하는 순간이다. 가장 처음 눈에 띈 것은 캄보디아의 석조 가네샤 입상이다. 통통한 사람의 몸에 달린 코끼리의 얼굴과 4개의 팔을 가진 지혜와 행운의 신 가네샤는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신 중 하나로 잘알려져 있다. 머리에는 화려한 관을 쓰고, 허리에는 삼포트(Sampot; 치마처럼 허리에 감는 천)를 두르고 있다. 3개의 팔은 파손되어 무엇을 들고 있었는지 알기 어렵지만, 남아 있는 하나의 왼손에 쥔 연꽃 봉오리만큼은 선연하다. 태국에서 온 호리호리한 형태의 청동미륵보살 입상 앞에 잠시 멈춰 선다. 머리 장식의 정면에 있는 스투파가 이 동상이 미륵임을 짐작하게 한다. 드바라바티 시기에 제작된 이 작품은 몸은 홀쭉하게, 손은 커다랗게, 귀는 금방이라도 어깨에 닿을 듯 길게 표현됐다. 긴 눈과 코를 가졌으며, 입술은 두툼하다. 왼손에는 물병을 들고, 오른손은 설법인說法印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시장 한 바퀴를 쭉 둘러보고 나오니 잠시 꿈을 꾼 듯한 기분이다. 이번 주말에는 아세안의 신들과 만나보는 건 어떨까.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거리두기 관람을 시행해 온라인 사전 예약 후 방문할 수 있다.
인도·동남아시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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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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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미륵보살 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