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0 - 2024.11.03
화~금 10:00~18:00 / 토, 일 10:00~19:00
부산 해운대구 좌동로 162 기획전시실
무료
KF아세안문화원
051-775-2000
바나나 잎을 땋는 마음으로
2024. 8. 20. - 11. 3.
바나나 잎을 땋아 본 적이 있으신가요? 한국에 살며 바나나 잎을 만져보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을 것입니다(물론 “대프리카”라 하여 바나나가 한반도에서도 충분히 자랄 수 있음을 증명하긴 했지만요!). 그러나 그 기분과 감촉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넓은 잎을 얼기설기 땋는 것은 바느질과 뜨개질의 숙련된 기술 없이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미술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섬유미술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섬유라는 매체는 탈식민주의, 여성주의, 모더니즘 형식주의 실험 등 미술계의 핵심 담론을 포괄하면서도 그 흐늘흐늘한 형태로 하여금 조각, 설치, 회화 등 고정된 형태에 익숙한 관객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KF아세안문화원의 이번 전시는 이미 메인스트림이 된 섬유미술의 기존 전시 경향에서 살짝 벗어나 직조의 행위가 지닌 본연의 ‘즐김’과 ‘치유’ 그리고 ‘재생’의 기능에 주목하기로 했습니다.
아세안 전역에서는 오랜 세월 풍부한 자생 식물을 원료로서 우수한 직조 문화를 향유, 전수하여 왔습니다. 오늘의 예술가들은 이러한 전통과의 연대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언어를 창출해 냅니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9인/팀의 작품은 사회적 메시지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시작과 끝에 이야기하는 희망과 여유, 관용을 통해 관객의 경쾌한 참여를 이끌어 냅니다. KF아세안문화원이 준비한 <바나나 잎을 땋는 마음으로>를 통해 조금 더 행복한 오늘과 내일을 그려보시길 바랍니다. 모두들 행쇼!